[심층분석] 미리보는 2024 우리나라 우주개발이슈

  • 기사입력 2024.01.19 11:54
  • 기자명 박시수 우주산업 전문기자
경남도청에 설치된 누리호 모형. 경남도청 제공
경남도청에 설치된 누리호 모형. 경남도청 제공

 

[산경투데이 = 박시수 우주산업 전문기자]

새해 벽두부터 대한민국 우주개발에 훈풍이 불고 있다.

발의 후 9개월이 넘도록 국회에 계류됐던 우주항공청 설립에 대한 법안이 지난 1월 9일 마침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이르면 월 경상남도 사천에서 문을 열 우주항공청(KASA)은 한국의 우주개발 전략을 기획하고 추진하는 중추로 ‘2045년 세계 5대 우주강국’이라는 목표를 달성하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앞으로 우주항공청 운영에 필요한 예산과 인력 등을 확보하는 세부적인 작업이 시작될 예정이다. 이 밖에 올해 우리나라에서는 우주와 관련한 굵직굵직한 이벤트가 다수 예정되어 있다.

사업비 2조원 ‘차세대 발사체’ 주관 제작사 선정 

상반기에 예정된 메가 이벤트는 총 사업비가 2조132억 원에 달하는 ‘차세대 발사체’(KSLV-3) 총괄주관 제작사 선정이다.

지구 저궤도가 한계인 누리호(KSLV-2)의 후속 모델로서 정부는 차세대 발사체를 이용해 정지궤도와 달까지 위성과 탐사선을 보낸다는 계획이다.

차세대 발사체는 2030년 1차 발사를 진행하는 것을 목표로 개발된다. 이후 2031년 2차 발사를 거쳐 2032년 3차 발사에는 국내에서 개발된 무인 달 착륙선을 싣고 발사될 예정이다.

선정된 총괄 주관 제작사는 한국항공우주연구원(KARI)과 함께 차세대 발사체 개발을 이끌게 된다.

입찰 공고는 지난 12월 21일 조달청 나라장터에 올라왔다.

입찰은 2월 21일 마감된다. 2월 말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고, 이후 협상을 거쳐 3월 중에 최종 사업자가 결정된다.

선정을 주관하는 과기정통부는 기술개발 역랑과 사업수행 의지를 선정 기준으로 밝힌 바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대한항공 등의 참여가 있을 것으로 보이며, 그 밖에 다른 기업이 도전장을 던질 가능성도 있다.

단 업계에서는 한화를 가장 유력한 후보로 점치는 의견이 많다.

한화는 2022년 12월 누리호 체계종합기업으로 선정되어 항우연과 로켓 개발에 있어 합을 맞춘 경험이 있다.

이에 더해 한화는 이번 입찰을 앞두고 항우연에서 발사체 개발에 참여했던 연구원 다수를 영입했다.

과기부 내에서도 한화의 우세를 점치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한화의 약세를 점치는 목소리도 있다.

누리호에 이어 차세대 발사체 개발까지 한화가 따낼 경우 몰아주기 논란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 차세대 발사체와 누리호 스펙 비교.
한국 차세대 발사체와 누리호 스펙 비교.

달 착륙선, 우주탐사 로드맵 개발 본격화 

2024년에는 한국의 첫 무인 달 착륙선 개발을 위한 작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2032년 차세대 발사체(KSLV-3)에 실려 발사된 후, 목표한 지점에 연착륙해 과학기술임무를 수행하는 것으 최종 목표다.

착륙선 본체 개발에 필요한 예산(2024~2033년 5,303억 원)은 지난 10월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했다.

착륙선에 실릴 탑재물에 대한 세부적 내용은 올해 논의와 공모를 거쳐 2025년 초까지 확정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우리나라가 추진할 우주탐사에 대한 중장기 로드맵도 만들어질 것으로 보인다.

윤석열 대통령은 “2032년 달 착륙·자원 채굴을 시작하고, 광복 100주년 맞는 2045년 우리 힘으로 화성에 착륙할 것”이라는 목표를 지난 2022년 12월 천명했다.

그 후 이러한 목표를 포함하는 국가 우주탐사 비전과 중장기 로드맵 개발이 선행되야 체계적이고 효율적인 우주탐사가 가능하다는 지적이 업계에서 나왔다.

이데일리 1월 4일자 보도에 따르면 과기부는 오는 9월까지 달, 화성, 소행성 등 우리나라가 나아가야 할 중장기 우주탐사 방향성을 수립하고, 핵심 임무를 확정할 계획이다. 로드맵에는 미국이 주도하는 ‘아르테미스’ 달 탐사 프로그램에 참여 확대와 화성 궤도선, 화성 착륙선 개발에 대한 내용도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11월 발사 예정인 아리랑 6호 위성. / 항우연 
11월 발사 예정인 아리랑 6호 위성. / 항우연 

우주로 가는 한국 인공위성들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으로 발사가 연기된 다목적실용위성(아리랑) 6호(KOMPSAT-6)가 11월에 발사될 예정이다.

유럽우주국(ESA)는 최근 이 위성을 발사할 베가-C 로켓이 11월 15일 발사를 목표로 준비될 것이라고 밝혔다.

당초 아리랑 6호는 2022년 러시아 앙가라 로켓을 이용해 플레세츠크 발사장에서 발사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2022년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국제사회의 러시아 제재 등으로 발사가 무기한 연기됐다.

한국 정부는 2023년 1월 러시아와의 발사 계약을 해지했고, 그 후 국제입찰을 통해 베가-C를 대체재로 선정했다.

하지만 베가-C의 발사 실패(2022년 12월)에 대한 원인 분석과 해결에 예상보다 오랜 시간이 걸려, 아리랑 6호의 발사의 발사는 11월에야 가능하게 됐다.

우리 군이 ‘425사업’의 일환으로 추진하는 정찰위성 2호(SAR)와 3호기(SAR)는 오는 4월과 11월 스페이스X의 팔콘9 로켓에 실려 우주로 발사될 예정이다.

1호기(EO/IR)는 2023년 12월 발사됐다. 사업을 주관하는 방위사업청은 1월 8일자 보도자료를 통해 “2호 위성은 현재 지상에서 우주환경 모의시험시설을 이용하여 개발시험평가 진행 중으로 2월에 시험평가를 완료하고, 3월에 발사장으로 이동한 후 1개월간의 발사 준비과정을 거쳐 4월 초에 발사할 예정”이라고 했다.

이어 “3호 위성은 위성체 조립이 완료되어 개발시험평가를 착수하였으며, 9월에 개발시험평가를 완료한 후 11월에 발사할 예정”이라고 했다.

2, 3호 위성은 국방과학연구소(ADD)가 개발을 주관하고, 한국항공우주산업(KAI), 한화시스템 등 국내 우주항공전문기업이 시제업체 및 협력업체로 참여했다.

SAR 레이더는 이탈리아 기업 '탈레스 알레니아 스페이스' 제품을 구매했다.

‘425사업’은 EO/IR 위성 1기와 SAR 위성 4기로 구성되며, 2025년까지 모두 발사될 예정이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이 개발한 초소형 지구관측위성도 상반기 로켓랩의 일렉트론 로켓에 실려 우주로 간다.

로켓랩 발사체를 이용해 국내 위성이 발사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위성은 '네온샛(NeonSat)-1'으로 명명됐으며, 총 11기로 구성되는 지구관측 군집위성을 구성하는 첫 위성이다.

KAIST 인공위성연구소는 2020년부터 8년간 약 2천200억 원을 투입해 이 군집위성을 개발하고 있다.

위성 무게는 100㎏이고, 고도 400~500㎞에서 흑백 해상도 1m, 컬러 해상도 4m로 지상을 관측할 예정이다.

당초 네온샛-1은 누리호를 통해 2024년 발사될 예정이었으나, 누리호의 차기 발사가 2025년으로 결정되면서 해외 발사체를 찾게 됐다.

1호기 발사가 성공하면 2~6호는 2026년 누리호 6차 발사를 통해 발사되며, 7~11호는 2027년 누리호 7차 발사를 통해 우주로 갈 예정이다. 

스타링크가 올해 한국에 진출한다고 예고하는 스타링크 맵. 
스타링크가 올해 한국에 진출한다고 예고하는 스타링크 맵. 

스타링크 상륙과 IPO하는 국내 우주기업

스페이스X의 우주인터넷 서비스 ‘스타링크’의 국내 상륙도 올해 주목할 이슈다.

스타링크는 2023년 5월 한국법인을 세웠고, 그 후 한국시장 진출을 위한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국내 보급은 KT의 위성 서비스 계열사인 KT SAT과 SK텔레콤의 자회사 SK텔링크를 통해 진행하기로 했다.

LG유플러스도 스타링크와의 협력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체적인 진출 시기는 알려지지 않았다.

스타링크의 경쟁자인 영국의 원웹도 올해 국내 진출을 위해 한화시스템과 유통·공급계약을 체결했다.

과기정통부는 스타링크와 원웹에 서비스에 대한 승인 심사를 진행하고 있다.

양사 모두 국내에 직접 설비를 구축하지 않고 해외에 있는 본사의 위성을 사용해 통신 서비스를 제공하기 때문에, 한국 정부로부터 국경간 공급 협정에 대한 승인을 받아야 한다.

현재 정부는 주파수 혼선 등에 따른 이용자 침해를 고려, 계속해서 자료를 취합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관련해 과기부는 최근 해외 우주인터넷 서비스가 국내 통신시장에 미칠 영향에 대해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전파정책국에서 심사 중인 위성간 주파수 혼·간섭 여부와는 별개로 통신 산업 관점에서 국내 통신시장 경쟁에 미칠 영향과 이용자 보호 계획 충실성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우주기업의 상장(IPO)도 주목할 이슈다.

우주발사체를 개발하는 이노스페이스는 기술특례상장 제도를 통해 상반기 코스닥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지난 12월 한국거래소에 상장 예비 심사를 청구했다. 주관사는 미래에셋증권이다.

또 다른 발사체 기업 페이지에어로스페이스는 올해 상반기 중 로켓의 첫 번째 발사(준궤도)를 실시한 후 상장에 도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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