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F 부실 발목 잡힌 증권업계, 4분기 실적 한파

  • 기사입력 2024.01.09 07:53
  • 기자명 이하나 기자
여의도 증권가의 모습 (연합뉴스)
여의도 증권가의 모습 (연합뉴스)

[산경투데이 = 이하나 기자]

지난해 4분기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충당금 적립 등 여파로 주요 증권사들이 부진한 실적을 냈을 것으로 추정된다.

9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주요 증권사 7곳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 추정치 합산은 총 7414억원이다.

이는 2022년 4분기 기록한 5086억원보다는 45.8% 늘어난 수준이지만 1조1812억원을 찍었던 직전 분기 대비 37.2%나 줄어든 규모다.

특히 키움증권의 경우 지난해 4분기 1061억원의 영업손실을 냈을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10월 주가조작 세력이 키움증권의 미수거래를 이용한 것으로 드러난 이른바 ‘영풍제지 사태’로 인해 미수금 관련 손실 약 4300억원이 반영된 탓이 크다.

또 삼성증권과 메리츠증권은 각각 1557억원, 1250억원의 영업이익이 전망돼 직전 분기 대비 20% 이상 감소가 예상된다.

한국투자증권의 모회사인 한국금융지주 역시 4분기 영업이익 추정치가 1720억원으로 집계돼 직전 분기보다 20% 가까이 줄었을 것으로 보인다.

반면 NH투자증권과 미래에셋증권, 대신증권은 전분기 대비 실적이 개선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NH투자증권의 영업이익 추정치는 1623억원으로 직전 분기 대비 37% 늘어날 것으로 보이며미래에셋증권과 대신증권은 각각 1865억원과 460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8~9% 영업이익 증가율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된다.

증권사들의 지난해 실적이 부진한 이유로는 PF 부실과 태영건설 사태 등 부동산 이슈가 꼽힌다.

정태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해외 투자자산으로부터의 평가손실과 손상차손, 여기에 PF 관련 충당금 적립이 추가로 발생하면서 증권사들의 실적이 시장 컨센서스를 대체로 밑돌 것”이라고 예상했다.

특히 태영건설 사태 여파로 관련 충당금 적립 등 영향이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조아해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태영건설 관련 증권사의 익스포저(위험 노출액)는 1조1000억원이고 익스포저를 보유한 곳이 대부분 대형사여서 자본 대비 2% 미만에 그친다”면서도 “금융당국이 부실 PF에 대해 시장원칙에 따른 구조조정 필요성을 언급한 점, 국내뿐 아니라 해외 대체투자 자산 재평가도 예정돼 있다는 점에서 증권사들이 작년 4분기 실적에 관련 충당금을 인식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증권사들의 브로커리지(주식 위탁매매) 실적도 부진했을 가능성이 크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일평균 거래대금은 작년 10~11월 대내외 불확실성 확대로 부진했다가 12월 뒤늦게 회복돼, 4분기 전체 일평균 거래대금은 16조5000억원으로 직전 3분기보다 28.6% 감소했다.

다만 채권 금리가 작년 10월 중 상승했다가 11~12월 본격적인 금리 인하 기대감을 타고 크게 하락했고 연말 증시 반등도 동시에 나타난 덕분에 증권사들의 트레이딩 및 상품 손익 지표는 개선됐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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