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츠증권, 미국 가스전 펀드 손실...기관투자자 소송전 휘말려

  • 기사입력 2023.12.01 15:17
  • 기자명 한승수 기자
▲ (메리츠증권)
▲ (메리츠증권)

 

[산경투데이 = 한승수 기자]

롯데손해보험에 이어 KDB생명도 메리츠증권을 상대로 미국 가스전 펀드 투자 손실과 관련한 소송을 제기했다.

KDB생명은 메리츠증권과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을 상대로 계약 취소로 인한 부당이득 반환청구 및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KDB생명은 메리츠증권이 투자 권유 당시 대출 원리금 미상환액 증가 가능성과 담보 구조의 위험성을 고지하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앞서 롯데손해보험도 같은 이유로 메리츠증권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두 기관투자자가 투자한 펀드는 메리츠증권이 2018년 조성한 미국 가스복합화력발전소 관련 펀드다. 펀드 규모는 1억6000만 달러(약 2080억원)로, 롯데손보와 KDB생명이 각각 5000만달러, 3000만달러를 투자했다.

하지만 해당 펀드는 2020년 12월 기한이익상실(EOD)이 발생했고, 차주들은 모든 대출에 대해 채무불이행을 선언했다. 가스발전소는 회생 절차를 밟았고 2021년 8월 펀드는 대출채권 전액을 상각했다. 결과적으로 모든 투자자들의 투자금은 전액 손실 처리됐다.

투자자들은 메리츠증권이 투자자들에게 담보구조의 취약성과 발전소 현금흐름의 심각한 변동성 등 특수한 위험성에 대해 전혀 고지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메리츠증권은 투자자들과 현지실사를 마치는 등 투자자들에게 적절한 정보를 제공했다는 입장이다.

이번 소송은 메리츠증권이 해외 부동산 펀드를 판매하면서 사전 실사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비판이 제기된 가운데 또 다시 불거진 것이다. 앞서 KB증권은 3년 전 판매한 해외 부동산 펀드의 기관 투자자들에 300억원에 가까운 돈을 물어줄 위기에 처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이번 소송은 단순한 투자자와 금융회사 간의 분쟁이 아니라, 대체투자 시장의 투명성과 안전성을 둘러싼 중요한 쟁점이 될 것"이라며 "이번 소송을 계기로 대체투자 시장의 내부통제 강화와 투자자 보호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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