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경투데이 = 박우진 기자]
교수들이 올해의 한국 사회를 표현한 사자성어로 '과이불개(過而不改)'를 선정했다. '잘못하고도 고치지 않는다'는 뜻이다.
교수신문은 11일 전국 대학교수 935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과이불개가 50.9%(476명)의 표를 얻어 1위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과이불개는 논어의 '위령공편'에서 처음 나온 말이다. 공자는 '과이불개 시위과의(是謂過矣)'라고 했다. '잘못하고도 고치지 않는 것, 이것을 잘못이라 한다'는 뜻이다.
박현모 여주대 교수(세종리더십연구소장)는 과이불개를 추천한 이유에 대해 "한국 지도층 인사들의 정형화한 언행을 이 말이 잘 보여주기 때문"이라며 "여당, 야당 할 것 없이 잘못이 드러나면 '이전 정부는 더 잘못했다' 혹은 '야당 탄압'이라고 말하고 도무지 고칠 생각을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과이불개를 추천한 더 큰 이유는 잘못을 고친 사례가 우리 역사 속에 있었는지 궁금했기 때문이다. 조선왕조실록을 찾아보니 그런 사례가 여럿 있었다"며 "특히 성군으로 불린 세종이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후회하며 이를 고치는 장면이 많이 등장했다"고 설명했다.
2위는 14.7%(137표)를 얻은 '욕개미창(欲蓋彌彰)'이다. '덮으려고 하면 더욱 드러난다'는 뜻이다. 남기탁 강원대 국어국문학과 명예교수(한국어문회 이사장)는 추천이유에 대해 "우리 대학의 연구 윤리가 보다 엄격하고 공정하게 적용되기를 바라는 심정"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