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왜 우주로 가야하냐”는 질문의 2022년식 대답

  • 기사입력 2022.11.11 16:22
  • 기자명 박시수
▲필자(왼쪽)가 10일 페리지 에어로스페이스에 신동윤 대표(가운데), 미국 NGO '시큐어 월드 파운데이션'의 크리스털 아젤턴(Krystal Azelton) 국장과 대담을 나누고 있다. / 유튜브 캡쳐

지난 10일 동대문 DDP에서 열린 스타트업 페스티벌 '컴업 2022'의 우주 스타트업 세션 진행자로 참석했다. 세션 페널로는 국내 로켓 스타트업 페리지 에어로스페이스에 신동윤 대표와 미국 NGO 시큐어 월드 파운데이션(Secure World Foundation)에서 안전하고 지속 사용 가능한 우주환경 구축을 위한 활동을 하는 크리스털 아젤턴(Krystal Azelton)이 참석했다.

세션 시작 전 대기실에서 셋이 30분 정도 수다를 떨었다. 그중 세션의 대 주제인 "Why Returning to Space"에 대한 각자의 생각을 나눌 기회가 있었다. 비즈니스 관점에서 우주산업이 왜 의미가 있고, 우주 비즈니스가 왜 가치가 있는 행위인지에 대한 질문이었다.

신 대표는 "답하기 참 어려운 질문"이라며 자신은 어려서부터 우주가 좋았고, 어쩌다 보니 로켓 사업까지 하게 되었다고 했다. 아마 한국서 우주 관련 사업을 하고 계시는 분들 중 많은 분들은 신 대표의 대답에 고개를 끄덕일 것이라 생각한다. 우주산업은 그동안 소위 '우주 덕후'(space enthusiasts)의 영역이었기 때문이다. 그들에게 우주는 애당초 동경과 사랑의 대상이었고, 때문에 우주로 먹고 산다는 것 자체가 기쁨과 만족의 원천이었을 것이다.

필자는 "신 대표에게 답하기 어려운 질문일지 모르겠지만 나에게는 쉬운 질문"이라고 했다. 그리고 "기회를 봤기 때문"이라고 필자가 우주산업에 뛰어든 이유를 말했다. 이어 "지금 중요한 것은 '우주로 왜 가야 하느냐'는 질문에 다수의 대중이 수긍할 수 있는 대답을 찾고 그것을 널리 알려야 한다"라고 했다. 왜? 지금의 우주개발은 우주 덕후들만이 하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우주는 앞으로 거대한 산업이 될 것이다. 필자는 확신한다. 육지 => 바다 => 하늘 => 사이버에 이어 인류가 개척할 새로운 '공간'이기 때문이다. 새로운 공간의 탄생은 의식주를 비롯해 인간에게 필요한 모든 것이 새롭게 정의되고 생산되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를 위해서는 자본가와 투자자가 있어야 하고, IT 전문가도 필요하다. 우주산업을 잘 아는 기자도 필요하고, 계약 전문가도 필요하다. 법률, 세무, 회계, 보험, 제품 및 서비스 기획&개발, 마케팅, 세일즈, 광고, 홍보, 이벤트, 교육 전문가도 필요하다. 우주에 정통한 행정가, 정치인, 외교관, 법률가도 필요하다.

그런데 이들 중 우주에 뛰어들고 있는 사람은 현재 극히 소수다.

세션에서 신 대표는 "사람 뽑기가 너무 어렵다"라고 말했다. 왜 어려울까? 솔직히 사람은 많다. 그들이 우주산업에 진출을 안 할 뿐이다. 그러면 해결책 무엇일까? 그렇다. 사람들이 우주산업에 진출하게 하면 된다. 그리고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이 글 서두에서 언급한 "Why Returning to Space?"에 대한 지극히 대중적이며 실용적 답변을 제시해야 한다. 사람들이 우주산업의 성장 잠재력에 확신을 갖게 해야 한다.

이것은 우주 덕후들의 역할도 필요하고 필자처럼 우주에서 나름대로 일찍 기회를 본 사람들이 해야 할 일이라 생각한다.

사실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는 것은 우리만의 고민은 아니다. 자타공인 세계 최대 우주 산업국인 미국도 큰 차이가 없어 보인다. 백악관을 중심으로 최근 발표된 국가 우주 전략에 나오는 단골손님이 "우주 인재 육성과 일자리 창출"이라는 것을 봐도 알 수 있다. 다양한 교육 및 체험 프로그램을 통해 우주에 관심을 갖게 하고, 질 좋은 일자리를 만들어 이들이 산업 생태계에 진출하게 유도한다는 것이 전략의 핵심이다.

산업은 결국 사람이 있어야 성장한다.

그들은 왜 우주로 가야 할까?

필자는 미국 우주산업 전문매체 스페이스뉴스의 서울 지국장을 겸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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