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경투데이 = 강민정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방한 중인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그룹 회장과 지난 4일 회동했다. 영국 반도체 설계 전문 회사(팹리스) 암(ARM) 인수와 관련한 구체적 방안은 논의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디바이스경험(DX) 부문장인 한종희 부회장은 ARM 인수 진행 상황에 대한 즉답을 피하면서도 “인수합병(M&A)이 활성화돼야 서로 성장하고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며 추가 논의의 여지를 남겼다.
5일 재계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전날 손 회장과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사옥에서 만찬을 겸해 늦은 시간까지 회동했다. 이 자리에서 손 회장은 삼성전자와 전략적 협력방안을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의 세계적인 팹리스(반도체 설계전문) 기업 ARM 인수가 사실상 멀어졌다는 해석도 나온다. 최대 600억달러(84조6000억원)에 달하는 몸값도 부담이지만 각국 규제 당국의 승인을 장담할 수 없는데다 최근 고환율·고금리·고물가 등 어려워진 경제상황을 감안할 때 무리할 필요가 없다는 판단도 영향을 미쳤다는 게 재계 시각이다.
애초 이 부회장이 ARM 인수에 적극적이지 않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 부회장은 지난달 21일 중남미와 영국 출장을 마치고 김포공항에서 취재진들과 만난 자리에서 AMR 인수와 관련, "아마 다음 달 손정의 회장께서 서울에 오실 텐데 그때 제안을 하실 것 같은데 잘 모르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