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규제·금리인상...한경연 "가구당 연 149만원 이자 더 낸다"

한국은행, 내년 추가 기준금리 인상 강하게 시사
한경연 "연체율 증가 등 부작용...금리인상 속도 조절 필요"

  • 기사입력 2022.05.16 13:51
  • 기자명 박형준
(뉴시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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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경투데이=박형준기자] 금융당국의 대출규제로 은행들이 가산금리는 올리고 우대금리를 축소해 '폭리'를 취하고 있다는 비판이 거센 가운데 최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기준금리를 기존 0.75%에서 1%로 0.25%포인트 올렸다. 앞으로 한가구당 연 149만원의 이자를 더 내게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26일 금융권 등에 따르면 전날 한국은행(이하 '한은')은 기준금리를 기존 연 0.75%에서 1%로 0.25%포인트 인상했지만 내년에도 추가로 금리를 인상할 수 있다는 점을 강하게 시사했다. 한은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말 기준 우리나라 가계부채 잔액은 1844조9000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가계의 빚이 부동산, 주식 등의 투자자금으로 유입돼 '금융불균형'을 야기한다는 게 금리인상의 주요 배경이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내년 1분기 기준금리 인상으로 1.25%에 도달한 이후, 추가 인상의 허들이 높아지는 국면으로 전환될 것으로 보인다"며 "2월보단 1월 가능성이 더 높게 예상되며, 이후에는 빨라야 3분기 인상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제로금리 시대가 끝나면서 낮은 이율로 빚을 내 집을 샀거나, 주식 등에 투자한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음)족'과 '빚투(빚내서 투자)족'들의 이자 부담이 더욱 가중될 전망이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올리면 시차를 두고 주택담보대출, 신용대출 등 가계대출 금리도 상승한다. 한은이 이날 발표한 '2021년 10월중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를 보면 10월 예금은행의 전체 가계 대출금리(신규취급액 기준)는 전월대비 0.28%포인트 오른 연 3.46%를 기록해 5개월 연속 오름세를 나타냈다. 가계 대출금리는 2019년 5월(3.49%) 이후 2년 5개월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2015년 5월(0.31%포인트) 이후 가장 큰 증가폭을 보였다.

송재창 한은 경제통계국 금융통계 팀장은 "10월 가계 대출금리가 상승한 것은 지난 8월 26일 기준금리가 인상되면서 CD(양도성예금증서) 금리, 은행채 금리 등 지표금리에 반영된 데다 은행들이 가계대출 관리를 위해 우대금리를 축소했기 때문"이라며 "집단대출도 전월에는 저금리 중도금 대출 취급이 많았는데 전체적으로 집단대출 취급이 줄면서 은행들이 가산금리를 올린 점도 영향을 줬다"고 말했다.

금융권에서는 한은이 내년 금리인상을 강하게 시사해 주택담보대출 최고금리가 연내 6%에 이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현재 시중은행의 변동금리형 주담대 금리는 연 5%까지 치솟았다.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기준금리와 기대인플레이션 동반상승으로 가계대출 금리가 1.03%포인트 상승할 경우 가계 이자부담은 연간 17조5000억원 늘어나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를 지난해 금융부채가 있는 1174만 가구를 기준으로 환산하면, 가구당 늘어는 이자부담액은 연 149만1000원에 달한다.

추광호 한경연 정책실장은 "저소득층의 금리인상에 대한 방어력이 취약한 상황이어서, 짧은 기간 중에 기준금리를 연속해서 인상할 경우 연체율 증가 등의 부작용이 초래될 가능성이 높다"며 "금리인상의 속도조절이 필요하며, 양질의 민간일자리 창출을 통한 가계소득 증진이 긴요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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