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경투데이=박형준기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는 25일 오전 서울 중구 한은 본부에서 금통위 정례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재의 연 0.75% 수준에서 1%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3월부터 시작된 제로금리 시대가 1년 8개월만에 마무리됐다.
한은은 앞서 10월 금통위에서 추가 금리 인상을 시사했던 바 있다. 물가 상승세가 가파르게 이어지고 있고 저금리 기조 속 부동산 투자 열기에 가계부채가 늘어나고 있는 현재 상황이 기준금리 인상의 배경으로 작용했다는 해석이다.
앞서 금융투자협회 조사에서도 인상 의견이 더 우세하게 나왔다. 금투협이 지난 10~15일까지 국내 채권 업계 종사자 1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 중 100명 중 90명이 기준금리 인상을 예상했다.
한은은 지난 8월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2018년 11월 이후 2년 9개월 만에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연 0.5%에서 0.75%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10월 회의에서는 기준금리를 동결지했지만 이후 인상할 수 있다는 여지를 뒀다. 한은 금통위는 10월 회의 직후 기자 간담회에서 "경기회복 흐름이 예상대로 흘러가면 11월 회의에서 기준금리 추가 인상을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가계부채나 소비자물가 지표를 봐도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에 힘이 실린다. 한은에 따르면 올 3분기 말 가계 빚은 전분기 대비 36조7000억원 늘어난 1844조9000억원으로 2003년 관련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많았다. 한은은 저금리로 늘어난 부채가 주식, 부동산 등 자산시장으로 유입돼 부동산 가격이 급등하면서 실물경제와 격차가 커지는 등 금융불균형을 가져왔다고 보고 있다.
10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동월대비 3.2% 상승했다. 이는 2012년 1월(3.3%) 이후 9년 9개월 만에 최대 상승이다.